John Mowitt, Sounds: The Ambient Humanities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2015). 제목과 출판사 소개만 보고 찜했다가 (전자책 샘플이 제공하는) 서문을 읽어 본 후에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구입한 책이다. 일단 제목에 복수형—“소리들”(sounds)—을 사용한 것부터 거슬린다. “소리”를 다향한 방식으로 정의하고 다각도로 살펴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책 소개는 또 어떻고? 첫 문장부터 “이 책은 소리에 관한 책이 아니”란다. 제목에 “소리”를… Continue reading 라캉과 ‘응시’, 그리고 소리연구
Month: September 2016
“상황적 지식”의 미덕
지난 달 『스테이션 일레븐』(Station Eleven)을 완독한 후 잠자리 소설로 읽기 시작한 책은 James P. Hogan의 1977년작 Inherit the Stars. 소설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그 다음 책을 선택하기까지 시간이 제법 걸린다. Inherit the Stars로 굳히기 전에 집적댔던 책은 Jonathan Franzen의 Freedom (2010)과 Peter Swanson의 The Kind Worth Killing (2015) 두 권. Franzen의 Freedom은 워낙 명성이 자자한 소설이라 별 고민 없이 집어 들었고 명작임을… Continue reading “상황적 지식”의 미덕
닥(치고) 글(쓰기)
A writer who waits for ideal conditions under which to work will die without putting a word on paper. 이상적인 작업 환경을 기다리는 작가는 한 단어도 쓰지 못하고 죽을 겁니다. —E. B. White William Strunk Jr.의 The Elements of Style (1918/1920)을 개정·증보(1959)한 것으로 유명한 E. B. White가 문학 계간지 The Paris Review의 1969년 가을호(통권 48호)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 남긴… Continue reading 닥(치고) 글(쓰기)
모차르트, 《이도메네오》, 〈서곡〉
1. 묘한 서곡이다. 여느 (모차르트 오페라) 서곡과 마찬가지로 어정쩡한 소나타 형식을 갖추고 있고 그 틀 안에서 애매하게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2. 〈서곡〉의 가장 큰 특징은 D장조 곡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 “단조”성이 매우 강한데, 곡을 자세히 뜯어보면 이게 단지 느낌적인 느낌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말이 D장조이지 여기에 머물러 있는 시간은… Continue reading 모차르트, 《이도메네오》, 〈서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