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밀턴과 C. S. 루이스에게 ‘빛’이란?

우리가 획득한 빛은 응시하기 위해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 빛에 의해 우리의 지식으로부터 저만큼 멀리 떨어진 것들을 계속 발견해 내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것입니다.1

—존 밀턴, 『아레오파기티카』 (1644)

나름 하드코어(?) 음악이론을 공부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론을 위한 이론’ 아니냐는 이들에게 마음속으로 건네던 문장이다. 빛을 보지 말고 그 빛이 무엇을 비추는지 보라고. 물론 나 자신을 포함한 이론가들에게 던지는 경고이기도 하다.

딱히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어떤 리스트 때문에 ‘언론 자유의 경전’이라는 『아레오파기티카』를 인용한 것은 아니고. 국내 대표적인 밀턴 연구자인 박상익 교수의 『아레오파기티카』 번역본의 전면개정판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 글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을 되새겨 본다.2

‘빛’하면 떠오르는 명문名文이 또 하나 있는데 전혀 다른 맥락에서 쓰인 글이지만 해석하기에 따라 밀턴의 문장과 뜻을 같이 하는 것처럼 읽히기도 한다. 모르긴 몰라도 C. S. 루이스 정도의 인물이라면 알고 쓴 문장이 아닐까 싶다.

저는 태양이 떠오른 것을 믿듯 기독교를 믿습니다. 그것을 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에 의해 다른 모든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3

—C. S. 루이스, 『영광의 무게』 中 “신학은 시詩인가?”

  1. 박상익, 『아레오파기티카』 (서울: 소나무, 1999), 93.

  2. 개정판은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늘 고민이다.

  3. C. S. 루이스 지금, 홍종락 역, 『영광의 무게』 (서울: 홍성사, 2008), 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