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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를 보이는 것·들”

1. 괴상한 제목이다. 적의敵意? 싸우자는 건가? 아니다. 글쓰기 얘기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교정·교열에 관한 이야기다. 2. “적·의를 보이는 것·들”은 지금 읽고 있는 김정선 작가의 책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파주: 유유, 2015)의 장章 제목이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국내 1인 출판의 대표격인 유유 출판사가 하계 브랜드전을 진행하고 있어 한 달 전쯤 저렴하게 구입한 책 중 하나다. 3. 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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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글쓰기의 힘

1. 이런 제목으로 포스팅을 하면 온라인을 도배하고 있는 허접한 ‘자기계발’ 글로 읽히지는 않을까 싶어 걱정이 앞서지만 요즘 하고 있는 일이 ‘아침 글쓰기’인 것을 어쩌랴. 2. 9월 1일 개강 전까지 마무리 해야 하는 우리말 원고 두 편과 9월 말까지 완성해야 하는 영어 논문 한 편. 이 세 편의 글은 선택의 여지 없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므로 방학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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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밀턴과 C. S. 루이스에게 ‘빛’이란?

우리가 획득한 빛은 응시하기 위해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 빛에 의해 우리의 지식으로부터 저만큼 멀리 떨어진 것들을 계속 발견해 내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존 밀턴, 『아레오파기티카』 (1644) 나름 하드코어(?) 음악이론을 공부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론을 위한 이론’ 아니냐는 이들에게 마음속으로 건네던 문장이다. 빛을 보지 말고 그 빛이 무엇을 비추는지 보라고. 물론 나 자신을 포함한 이론가들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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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캉과 ‘응시’, 그리고 소리연구

John Mowitt, Sounds: The Ambient Humanities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2015). 제목과 출판사 소개만 보고 찜했다가 (전자책 샘플이 제공하는) 서문을 읽어 본 후에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구입한 책이다. 일단 제목에 복수형—“소리들”(sounds)—을 사용한 것부터 거슬린다. “소리”를 다향한 방식으로 정의하고 다각도로 살펴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책 소개는 또 어떻고? 첫 문장부터 “이 책은 소리에 관한 책이 아니”란다. 제목에 “소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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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적 지식”의 미덕

지난 달 『스테이션 일레븐』(Station Eleven)을 완독한 후 잠자리 소설로 읽기 시작한 책은 James P. Hogan의 1977년작 Inherit the Stars. 소설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그 다음 책을 선택하기까지 시간이 제법 걸린다. Inherit the Stars로 굳히기 전에 집적댔던 책은 Jonathan Franzen의 Freedom (2010)과 Peter Swanson의 The Kind Worth Killing (2015) 두 권. Franzen의 Freedom은 워낙 명성이 자자한 소설이라 별 고민 없이 집어 들었고 명작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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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글(쓰기)

A writer who waits for ideal conditions under which to work will die without putting a word on paper. 이상적인 작업 환경을 기다리는 작가는 한 단어도 쓰지 못하고 죽을 겁니다. —E. B. White William Strunk Jr.의 The Elements of Style (1918/1920)을 개정·증보(1959)한 것으로 유명한 E. B. White가 문학 계간지 The Paris Review의 1969년 가을호(통권 48호)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 남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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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루스킨과 반스의 쇼스타코비치 (feat. 쇼펜하우어의 독서론)

1. 국내 독자들에게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잘 알려진 줄리언 반스(Julian Barnes)의 신작 소설 The Noise of Time의 서평이 뉴욕타임스에 올라왔다. 서평을 읽기 전에 두 번 놀랐는데 우선 올 초에 출간된 소설의 서평이 이제서야 올라왔다는 사실 때문이고, 또 한 가지 (더욱 놀랐던) 이유는 서평을 쓴 사람이 음악학자 Richard Taruskin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음악학자가 소설을 읽고 쓴 서평이 한 박자 늦게 올라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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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다는 것

중점연구 프로젝트로 해외 저널에 투고할 논문을 한 편 쓰고 있는데 여기서 길게 할 이야기는 아니고, 대충 요약하면 현대 디지털 사회에서 “가상의 듣기 방식”virtual listening과 “가상의 소리 듣기”listening to the virtual 사이의 경계가 어떠한 방식으로 허물어지고 있는지 점검하는 내용이다. 나의 논지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부분이 “이어폰(헤드폰) 현상”인데 공교롭게도 얼마 전 The New Yorker에 올라 온 Amanda Petrusich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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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니까”

소설은 주로 밤에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서 본다. 연구와 관련된 전문적인 내용의 글을 읽으면 오히려 잠이 깨는 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잠드는 순간까지 그렇게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야 하나 싶기도 해서 지양하는 편이다. 아무튼 와이프와 내게는 하루 중 가장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다. 요즘 읽고 있는 소설은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Emily St. John Mandel)의 2014년작 『스테이션 일레븐』(Station Eleven). 책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