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질병, 장애의 문화사

본 연구의 목적은 질병으로 고통받은 19세기 작곡가의 병력(病歷)과 사인(死因)을 의학사적 관점에서 재구성하고, 본질적으로 언어화를 거부하는 ‘고통’이 음악으로 ‘대상화’되는 방식을 분석하여, 병든 신체가 음악을 통해 사회·문화적으로 구축되는 과정을 밝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악보 중심, 작품 중심의 연구에서 탈피한 인간 중심의 음악문화사를 서술하는 것이 본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고통받는 ‘위대한’ 작곡가와 작품은 학계와 대중의 오랜 관심사였다. 2010년까지… Continue reading 음악과 질병, 장애의 문화사

조스캥 데 프레 서거 500주년

KBS 음악실 ‘계희승의 음악 허물기’ 2021년 8월 23일 167번째 방송 오늘은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듣는 〈서양음악사〉 시간에 아주 잠깐 만나고 지나가는 르네상스 시대 작곡가 조스캥 데 프레(Josquin des Prez, ca. 1450–1521)의 음악 준비했습니다. 2021년은 조스캥 데 프레 서거 500주년. 정확히 이번 주 금요일 8월 27일이 그의 500주기입니다. 바로크 이전 르네상스, 중세 음악은 진입… Continue reading 조스캥 데 프레 서거 500주년

모차르트의, 모차르트에 의한, 모차르트를 위한

KBS 음악실 ‘계희승의 음악 허물기’ 2021년 8월 16일 166번째 방송 KBS 클래식FM 2021 여름음악학교 〈응접실의 모차르트〉가 무사히 마무리되었습니다. 저도 기획 단계부터 함께하며 선곡에 의견을 낼 수 있어 개인적으로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었는데요. 제가 다루고 싶은 곡이 전부 반영된 건 아닙니다. 조금 과장하면 여름음악학교에서 자꾸 〈음악 허물기〉를 하려고 하니까 뜯어말리는 분위기였습니다. 오늘은 정말 〈응접실의 모차르트〉에 제안한… Continue reading 모차르트의, 모차르트에 의한, 모차르트를 위한

〈응접실의 모차르트〉 후기

KBS 클래식FM 2021 여름음악학교 〈응접실의 모차르트〉가 무사히 마무리되었습니다. ‘무사히’라는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해설이라는 중책을 맡은 저로서는 ‘방송 사고’ 없이 마쳤다는 사실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번 여름음악학교는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으로 진행되었지만 많은 분들이 유튜브, 콩 앱 보이는 라디오를 통해 함께해 주셨습니다. 부족한 점도 없지 않았을 텐데 저만 더 잘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만 있을 뿐. 그마저도 훌륭한… Continue reading 〈응접실의 모차르트〉 후기

음악의 서술

예술가의 산문이 언제나 읽을 만한 것은 아니다. 이력을 나열하고 취향을 전시하고 편견을 고집하는 글들도 많다. 그러나 일가를 이룬 장인들의 산문은 대체로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다. 지난한 숙련의 나날을 지불해야만 되돌려 받을 수 있는 경험적 통찰들이 정직하게 글을 떠받치기 때문이다. 생을 헐어 쓴 글의 힘이다. —위화,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추천의 글〉 중에서 “생을 헐어” 가며 글을… Continue reading 음악의 서술

KBS 클래식FM 2021 여름음악학교 〈응접실의 모차르트〉

KBS 클래식FM 2021 여름음악학교 〈응접실의 모차르트〉가 2021년 8월 12일과 13일 이틀간 오전 11시부터 90분 동안 생방송으로 찾아갑니다. 여의도 신영증권, 신영체임버홀에서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응접실의 모차르트〉는 유튜브, 콩 앱 보이는 라디오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됩니다. 해설을 맡은 저도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선곡에 적극 관여했는데요.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다채로운 구성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모차르트 시대 사람들은 음악을… Continue reading KBS 클래식FM 2021 여름음악학교 〈응접실의 모차르트〉

비제의 피아노 소품, 두 번째 시간

KBS 음악실 ‘계희승의 음악 허물기’ 2021년 8월 9일 165번째 방송 지난주에 이어 프랑스 작곡가 조르주 비제(Georges Bizet, 1838–1875)의 피아노 음악 만나 보는 두 번째 시간. 오페라 《카르멘》(Carmen, 1875)으로 워낙 친숙한 작곡가라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비제는 적지 않은 피아노 소품을 작곡했습니다. 피아노에 대한 이해가 뛰어났던 작곡가라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들이었는데요. 눈치채신 분도 있겠지만 지난주에는 비제의 소품집… Continue reading 비제의 피아노 소품, 두 번째 시간

비제의 피아노 소품

KBS 음악실 ‘계희승의 음악 허물기’ 2021년 8월 2일 164번째 방송 오페라 《카르멘》(Carmen, 1875)이 워낙 유명해서 그렇지 프랑스 작곡가 조르주 비제(Georges Bizet, 1838–1875)는 CD 두 장을 꽉 채울 정도로 적지 않은 피아노 소품을 남겼습니다. 피아노 트랜스크립션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을 겁니다. 대부분 초기작이라 알려지지 않았지만 출판된 작품이 많지 않아 주목 받기까지는 더욱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막상… Continue reading 비제의 피아노 소품

삶과 예술, 그리고 《나의 어머니》

이탈리아의 감독 난니 모레티(Nanni Moretti)의 영화 《나의 어머니》(Mia madre, 2015). 에스토니아의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Arvo Pärt, b. 1935)의 음악으로 도배되어 있다는 소문을 듣고 한참을 벼르다 이제서야 봤다. 이 영화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일과 가족 사이에서 어떻게든 삶을 살아가려는 여성 마르게리타의 이야기. 노동자 인권을 그리는 영화 감독인 동시에 아픈 어머니를 돌보는 딸이다. 그렇지 않아도 애초에 어떻게 섭외된… Continue reading 삶과 예술, 그리고 《나의 어머니》

음악은 소유할 수 있는가? 『검은 바이올린』

얼마 전 번역, 출간된 프랑스 소설 『검은 바이올린』(Le Violon noir, 1999)을 읽었다. 막상스 페르민(Maxence Fermine)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작가. 프랑스 문학(특히 ‘1950년대 이후’ 프랑스 문학)과는 잘 맞지 않아 멀리하는 편이지만 음악을 소재로 다룬 소설은 빠짐없이 읽으려고 한다. 별다른 고민 없이 집어 든 소설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때는 18세기 말 유럽. 바이올린이 전부인 소년 요하네스… Continue reading 음악은 소유할 수 있는가? 『검은 바이올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