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for Politics of Sound and Listening I

“당신은 음악적인 사람인가요?”(You the musical type?). 2019년 11월 출시된 코지마 히데오의 게임《데스 스트랜딩》(Death Stranding)의 주인공 샘(Sam Porter Bridges)에게 배달을 의뢰한 ‘음악가’(The Musician)는 묻는다.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주인공의 목숨을 노리는 ‘좌초된 자들’(Beached Things, BT), 시간의 흐름을 앞당기는 비 타임폴(Timefall)의 위협을 무릅쓰고 강에 떠내려간 악보를 되찾아 주었건만 감사의 표시로 대뜸 하모니카를 건넨다. 샘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면서.

본 연구의 목적은 디제시스·비디제시스적으로 게임 세계를 울리는 하모니카 소리에 귀 기울여 듣기의 쓸모를 논하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어떤 소리가 나는가?”(What do we sound like?)라는 어느 음악학자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플레이어가 게임 속 ‘자신’(the self)의 소리를 듣는 방식을 엿듣는다. 본 발표에서는《데스 스트랜딩》을 관통하는 ‘연결’이라는 주제가 루드빅 포셀(Ludvig Forssell)의 오리지널 스코어〈BB의 테마〉를 통해 수행적으로 ‘발화’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샘이 연주하는 선율은 누구의 노래인가? 보이지 않는 적 BT를 감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미숙아 ‘브릿지 베이비’(Bridge Baby, BB)가 이 노래를 듣고 기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장장 40시간이 넘는 ‘배달’을 마치고 최후의 미션을 떠나는 순간 흐르는 이 음악은 정말 비디제시스적으로 들리는가?

출시 직후 쏟아진 ‘배달만 하다 끝나는 택배 게임’이라는 혹평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절대 단순한 배달 게임이 아니’라는 주장으로 대체되고 있다. 하지만 《데스 스트랜딩》은 배달 게임이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그래서’ 이 게임은 들을 가치가 있다. 인류 마지막 보루가 ‘오르페오’(Orfeo)라니.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소리와 청취의 정치학을 고민해야 하는 이보다 더 좋은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오르페오에게 악기를 건네는 ‘음악가’로 출연한 가수 호시노 겐의 노랫말처럼 답은 “소리 속에서 찾아”야 한다. (1,073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