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박사학위 논문이 마무리 되어 가던 시기에, 그러니까 논문 제출 후 심사를 기다리던 시기에 다음 프로젝트에 대해 고민해 볼 기회가 있었다. 아무래도 박사학위 논문을 몇 년이고 울궈먹는 것은 학문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바람직하지도 않을뿐더러 무엇보다 더 이상(?) 그럴 수도 없는 세상이다. 그래서 박사학위 논문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을 발전시켜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도교수님께서 종종 말씀하셨다. 2. 박사학위… Continue reading 오페라 속 병든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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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을 듣다(를 읽다)
1. 대학원에 진학한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학위 논문은 태어나서 처음 써보는, 가장 길고 끔찍한 중요한 글 중 하나다. 특히 인문계열 박사학위 논문이라면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분량’에 압도되기 쉬운데, 오죽하면 이 작업 후에는 석사학위 논문이 그냥(?) 기말소논문 정도로 보인다는 말이 있을까. 그런데 글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나름의 사정(?)이 있다. 2. 지도교수님께서 종종 이런 말씀을 해 주셨다. “박사학위 논문은 네가 처음이자… Continue reading 이성을 듣다(를 읽다)
David Lewin의 “Morgengruß” 분석
1. 이번 가을 학기에는 정말 오랜만에 음악 분석 수업을 맡게 되었다. 우리나라와 북미 지역에서는 여전히 ‘음악학’이라고 하면 ‘역사음악학’을 떠올리고 ‘음악이론’이나 ‘종족음악학’과의 구분도 명확하지만 유럽에서는 조금씩 흐려지는 추세인 것도 같고 심지어 ‘musicology’와 ‘ethnomusicology’의 구분 마저 더 이상 의미 없다는 주장도 있다. 이게 좋은 현상인지는 잘 모르겠고 지금 하려는 이야기도 아니다. 아무튼 이런 혼돈의 카오스 속에서 누군가 나의 음악학자로서의 정체성이… Continue reading David Lewin의 “Morgengruß” 분석
라캉과 ‘응시’, 그리고 소리연구
John Mowitt, Sounds: The Ambient Humanities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2015). 제목과 출판사 소개만 보고 찜했다가 (전자책 샘플이 제공하는) 서문을 읽어 본 후에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구입한 책이다. 일단 제목에 복수형—“소리들”(sounds)—을 사용한 것부터 거슬린다. “소리”를 다향한 방식으로 정의하고 다각도로 살펴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책 소개는 또 어떻고? 첫 문장부터 “이 책은 소리에 관한 책이 아니”란다. 제목에 “소리”를… Continue reading 라캉과 ‘응시’, 그리고 소리연구